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 때 눈을 봤을때만 해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습니다. 오늘 오전에 석사졸업논문 발표 및 심사를 앞두고 있었기에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에 그랬던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논문심사가 무사히 잘 끝나고 나서 따뜻한 커피한잔을 무사기 위해 근처 카페에 가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볼때와는 다르게 하얗게 변한 세상이 참 포근하고 따뜻해 보였습니다. 뭔지 모르게 낭만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요? 아마도 지난 2년간의 결실을 맺고보니 마음속에 저도모르는 여유가 자연스럽게 찾아왔나 봅니다. 그래서 점심을 먹고 발표를 위해 입었던 불편한 옷을 편한 옷으로 갈아입기 위해서 방으로 갔다가 카메라를 들고 나왔습니다. 그동안 여러가지로 거의 2개월여동안 제대로 사진한번 찍직 못했었는데, 풍경을 찍기위해서 참으로 오랜만에 잡아보는 카메라 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진들이 조금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눈온뒤의 풍경을 조심스럽게 블로그에 올려봅니다. 사진을 찍은 장소는 대전에 있는 카이스트 구성 캠퍼스 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나오기전 기숙사 방에서 한컷 찍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주차장에 자리잡고 있던 차들도 눈에 덮혀 그 모양만 알 수 있었습니다.
눈이 그치고 오후가 되면서 온도가 조금씩 올라서인지 나무가지에 붙어있던 눈꽃들은 녹아내리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밟지않은 눈이 있어서 발자욱을 남기고 사진속에 담아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깨끗한 눈위에 처음으로 어떤 흔적을 남긴다는 것은 참 유쾌한 일입니다.
눈이 온것이 즐거운지 새들도 소나무위에서 즐겁게 지저귀고 있습니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어느새 눈사람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조금 대충 만든듯 하지만 눈사람을 바라보고 있으니 저도 모르게 얼굴엔 미소가 번지고 있었습니다.
카이스트 구성 캠퍼스에는 오리연못이라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그 곳에는 사진속에 보이는 오리들과 거위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 녀석들도 눈이 좋은지 눈위를 때지어 다니고 있습니다.
눈속에 무슨 먹을거리가 있었던 것일까요? 오리들과 거위들이 연신 눈속에서 뭔가를 찾아서 먹고 있는듯 했습니다.
한쪽에선느 고양이들이 수줍은듯 고개를 내밀고 있기도 합니다. 잠이 오는듯 하면서도 뭔가를 바라보는 고양이의 모습이 너무나 귀엽습니다.
항상 보던 장소라서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사진속에 담아보니 조금은 그 느낌이 다른것 같습니다. 주변의 여러가지들을 너무 쉽게 지나치면서 살고 있었던것 같네요. 아직도 눈이 오는곳도 있고, 눈이 녹고 있는 곳도 있을텐데 밖으로 나가서 눈온 풍경을 사진이나 마음속에 담아보는것도 하나의 추억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